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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세척용 물총

페낭 시골쥐 2023. 10. 11. 16:28

학창 시절 필훈이는 유복하게 잘생겼었고 그래서인지 걸음걸이가 조금 건방지게 껄떡거리는 스타일이었다. 치아세척용 물총에 대해서 처음 들은 건 필훈이한테였다. 치열이 고르지 않었던 필훈이는 친한 치과 의사가 사람들이 이거 사면 치과 다 망한다며 소개해줘서 샀노라며 자랑을 했는데 그땐 그게 나한테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조금 부러워했었던 거 같다.

그리고 30여 년이 지나서도 그 이야기를 잊지 못하고 있다가... 하나 샀다. 사용을 해보니 이런 건 미리 샀어도 좋을 거 같다.

몇 년을 썼을까... 사용 중 모터가 갑자기 헛도는 소리를 내고 물이 뿜어저 나오지 않았다. 미니 펌프가 고장이 난게지... 침침한 눈에 드라이버를 들고 물총 분해를 시작했다. 시계처럼 뭐 대단 복잡한 것도 아닐 테고... 미니펌프 위치만 확인하고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조립을 하는데 작은 볼트 몇 개가 남는다. 에고고... 이 촌동네에 대리점이 있으려나... 어디로 연락을 하나... 수리비는 많이 안 들겠지... 하고 머리와 눈을 동시에 굴리는데 나를 한눈에 꿰뚫은 아내는 딱 한마디 한다.

새거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