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무릎이 시큰거린 지 몇 주가 됐다. 테이블에 앉았다 일어서려고 해도 아주 힘이 들었다. 좀 움직이면 좀 나아지지만 그래도 특정 각도가 되면 걷다가 쓰러질 정도로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파서 절뚝거리며... 이러다가 못 고치고 죽는 거 아닌가 생각도 들고...
지난 토요일 Hash는 Roger가 Hare였고 Bukit Jambul 뒷산에 모여 다들 335 고지를 향하는데 나는 무릎이 안 좋아 혼자서 240미터 고지에 살살 올라갔다가 살살 내려왔다.
뒤풀이 때 Rudru가 자기도 한동안 무릎이 안 좋았었는데 누가 우유에 마늘을 몇 알 넣고 살짝 익혀먹으면 효과가 있다고 해서 몇 번 해보고 무릎 안 좋은 증세가 없어졌노라고.. 나는 효과를 봤는데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간단한 방법이니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Rudru는 뭐든지 강요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Rudru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을 정도다. 칠십 후반이지만 산행은 Roger와 함께 꾸준한 선두그룹이다.
집에 오자마자 와이프한테 마늘 우유 이야기를 했더니 귀 얇은 양반이 어디서 또 뭘 듣고 왔나 보네 하는 표정을 억지로 감추며 내일 해보자고... 마늘과 우유 둘 다 집에 있는데 아픈 무릎에 좋다는데 왜 당장 안 하고 내일 한다냐... 난 내 몸이 불편하면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고 아내는 무릎 안 좋은 거는 나이 들면서 생기고 좀 있다 보면 또 없어지는 거라며 할망구 같은 생각을 하는 그런 분이시다.
다음날 아침 먹고 점심때가 가까워서야 우유에 깐 마늘 한 줌을 넣고 약불에 올려놓는다. 마늘과 우유를 믹서기에 돌리지는 않더라도 마늘을 칼 옆으로 살짝 짓누르면 빨리 잘 익지 않겠느냐고 잔소리를 했더니 쓸데없이 설거짓거리 늘리지 말고 그냥 해주는 대로 먹어라는 표정을 억지로 감추며 그냥 좀 기다리란다. 금방 익는다며...
마늘과 우유가 궁합이 맞을까 궁금했는데 맛이 별로 안 나쁘다. 검색을 해 보니 마늘을 우유에 넣고 익히면 찰떡궁합이고 몸이 허할 때 그렇게 해 먹는 게 이태리 민간요법이라나...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몸속 염증도 사라진다고 혈관과 관절통에 좋다고...
마늘 우유를 먹고 하루가 지났는데 시큰한 무릎이 많이 호전되었다. 난 뭐 대단한 걸 발견한 거 같이 상기되었는데 와이프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는 걸 같고 호들갑을 떤다는 표정을 억지로 짓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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