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이야기다. 자주 함께 라운딩 하는 친구 레이몬은 칠십 나이에도 시원시원한 샷을 하는 친구다. 샷을 하기 전 빈 스윙을 서너 번을 하여 좀 지루하긴 하지만... 뭐 그 정도야...
그런데 그린에서 볼 마킹하는 습관이 거슬리던 차였다. 볼 옆에 마킹하고, 볼을 갖다 놓을 땐 마킹 앞에 2~3센티정도 앞에 놓고... 그리고 퍼팅 연습스윙을 하다가 다시 앉아서 볼을 만지작거리며 방향을 보는데... 마킹도 엄씨... 다들 불편한 마음을 참고 있는 중에 지난주에 내가 결국 입을 열었다. 어이 레이몬 지금 볼을 마킹 없이 두 번 만졌다~ 그랬더니 아이고 friendly game 하는데 이 정도는 괜찮은 거 아니냔다. 그래서 한마디 더했다. If you don't touch the ball it will be more friendly~라고.
최소한 그 정도는 지켜줘야 하는 매너라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이 뒤담화 하는 거 듣기도 불편하고 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며칠 지나고 나니 괜히 이야기를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엊그제 보니 마이클도 공옆에 마킹을 하더라. 마이클은 일주일에 서너 번 라운딩을 하는 골프에 진심인 친구다. 퍼팅이 주 무기이고 퍼팅을 제일 즐기는 친구인데... 혹시나 해서 내가 먼저 홀아웃을 하고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려보니 아니 이늠이 사이드 마킹하는 걸 봤는데 마커 앞에다가 볼을 갖다 놓는 게 아닌가... 전에도 몇 번 사이드 마킹하는 걸 봤는데 매번 끝까지 확인 못하고 잊어버렸던 차였다.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말지 고민 중이다. 마킹을 공 앞에 해볼까?